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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ka 8일의 기억

내가 본 오사카돔의 겨울은.

 나는 야구 팬이다.기아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심정적으로 그저 작은 응원을 보내는것일뿐.열성팬은 아니고 프로야구 문화 자체를 좋아하는 팬이라고 하면 맞을것 같다.

오사카돔을 오사카여행의 첫 관문으로 삼았던 이유는 돔구장에 대한 일종의 웬지모를 환상이 있어서 였다.물론 겨울이라 안에 들어가볼수는 없겠지만 건물 외관이라도 구경하는것도 의미 있는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이날 나는 금요일날 no my car프리 티켓(http://www.kotsu.city.osaka.jp/foreign/korean/ticket/oneday.html)을 쓸수 있다는 정보를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확인했었다.그래서 그 티켓을 쓸 요량으로 숙소 매니저에게 오사카지하철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숙소에서 츠루하시 가는길을 설명 들은후 숙소를 나섰다.

no my car 프리티켓.그날 하루에 한해 jr을 제외한 오사카 시내의 버스,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수 있다.

츠루하시역 가는길도 약간의 해맴끝에(어쩔수 없는것 같다.설명을 들었어도 초행길이라.)겨우 도착.지하에 있는 센니치마에선 개찰구쪽으로 갔다.


츠루하시역 가는길에 마트를 발견.공원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no my car 티켓을 끊기까지.

한국에서 어떤분의 블로그를 통해서 그 티켓을 끊는 방법을 봤을때는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았었는데 막상 내가 하려고 보니 영어 메뉴로 들어가도 끊는 방법을 알수가 없었다.그렇다고 계속 티켓을 끊으러 오는 사람들 때문에 마냥 자판기와 씨름 할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일본인 청년에게 물어보기로 했다.그 청년도 뭔가가 적혀있는 종이를 들고 티켓을 끊는것으로 봐서 잘 알것 같지는 않았지만 웬지 그런 모습이 순수하고 착해 보였다.

나는 가방안에 있던 인조이 오사카 포켓북을 꺼내들었다.영어도 잘못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웬지 일본인에게 영어로 뭔가를 물어본다는것이 예의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반대로 내가 여느 외국인에게 뭔가를 알려줄때도 영어가 아닌 못하는 한국어로라도 물어봐 준다면 웬지 더 잘알려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때는 그랬다.

'잘 모르겠어요.가 요꾸 와까리 마셍이군.응용해 봐야겠다.'

"저기..원데이 프리티켓(노마이카라고 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원데이 프리티켓이라고 했다.노마이카라고 하면 웬지 모를것 같아서.)
끊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저도..잘 모르겠는데요."

그 청년은 머리를 긁적이며 뻘쭘하게 뒤로 물러섰다.그 뻘쭘함 속에는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감정이 묻어났다.실질적인 도움은 받지 못했지만 나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두번째로는 30대후반쯤으로 보였던 어떤 아주머니 였다.아주머니라면 웬지 잘알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똑같이 물어봤다.

그아주머니.뭐라일본어라 설명을 하더니,유심히 no my car티켓안내문을 본다.그러더니 역무원을 가리키며 뭐라뭐라 한다.역무원에게 물어보라는 뜻이었다.모르는 일본어지만 하이하이 해줬다.

그런데.......웬지 서서 업무를 보고 있는 개찰구의 역무원에게 뭔가를 도움을 청한다는것이 괜한 업무방해를 하는것 같았다.내 자신이 원체 소심한 성격인데다가 그때는 웬지 그랬다.그래서 휴게실 비슷한 곳에서 나오는 역무원에게 이것을 물어봤더니 또 일본어로 뭐라뭐라 하더니 자기 근무교대 하러 가버린다.

내가 일본인인줄 알았던 것일까?아니면 외국인인줄 알았지만 그렇게 설명하면 알아들을줄 생각했던 것일까.나는 순간 자기는 바빠서 다른 역무원을 불러주겠다는 말인줄 알고 몇분간 그자리에 기다렸다.하지만 내가 기다렸던 그 누군가는 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내게 도움을 줄 사람은 개찰구옆,박스안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역무원.그밖에 없었다.

"저..노마이카...."

노마이카라는 말을 듣자 마자 "아~노마이카!"라는 말과 함께 나와같이 자판기로 가서 티켓을 끊어줬다.이렇게 간단히 해결될일을..나는 10분 넘게 자판기 앞에서 전전긍긍했었다.



오사카 돔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오사카돔마에 치요자키역과 바로 연결 되어있다.











이승엽이 내가 여행하던 기간중 오릭스와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것은 내가 한국에 귀국해서 였다.



















오사카돔 옆에 여러 관공서가 있었고 그때가 점심시간이라 그랬는지,어딘가를 드나드는 관공서 직원들.그네들의 모습이 그당시 기억의 큰 부분일 정도로 무미건조 했다면 무미건조 했을 혼자만의 오사카돔의 겨울이었다.

웬지..그래도 나는 오사카돔을 가보고 싶었다.우리나라에도 돔구장이 어서 빨리 하나쯤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